어느 식물이든 제 살던 곳에서 토종으로 자라면 외부에서 침입하는 것들을 막아주는 아주 유용한 식물이 되는데, 그러지 못하는 외래 식물들은 우리가 하천, 수로, 제방 등을 정비하면서 토종들이 살아가는 장소를 없애면서 이들이 그 자리를 먼저 차지하여 토종을 밀어내면서 교란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이들이 토종과 조화롭게 살아가면 문제가 되지 않는데 다른 식물이 살아 갈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드는데 문제가 있다. 순비기나무 이야기를 하면서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나 궁금해 할 것이다. 우리나라 해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순비기나무가 미국의 해안에 가서는 유해식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미국에서 해안사구 방지 목적으로 들여온 순비기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랄 때 보다 두 배 이상 크기 성장하면서 다른 식물을 못 자라게 만들고 있고, 바다거북이의 산란지인 모래밭에 뿌리가 깊게 침투하여 알을 깨고 나온 새끼들이 뿌리에 걸려 죽어가고 있어 개체수가 현격히 줄어들게 만들었다. 이것을 보면서 우리의 이기적인 생각이 자연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는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순비기나무: 바닷가 모래땅에 사는 식물 중에서 해당화와 함께 나무종류는 이 두 가지이다. 제주 사투리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숨을 죽이고 물속에 들어간다는 “숨비다”에서 줄기가 모래땅을 기어가듯이 자라는 모습이 잠수하는 것 같아 붙여졌다. 뿌리에서 나온 줄기는 모래땅을 기어서 옆으로 뻗다가 적당한 장소에 뿌리를 내려가지를 만들어서 위로 자라게 하고 다시 옆으로 뻗는데 자라는 모습이 덩굴식물과 흡사하다. 이처럼 강하게 뻗으면서 뿌리를 내리는 순비기나무는 뿌리는 굵은 그물망 형태로 많은 모래를 오랫동안 잡아 둘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꽃은 가지 끝에 여러 개가 함께 모여 7-9월에 자주색 꽃이 핀다. 꽃이 지고 나면 단단한 열매는 바닷물에 퍼져 여러 곳으로 옮겨져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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