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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9. 7.

녹두장군



















파랑새(Broad-billed Roller) 유조


몇일 전 월봉산에 올랐다. 서천에는 가볼만한 계곡하천이 별로 없는데 대표적인 천방산이나 희리산은 수량이 적다. 그래도 심동리는 수량이 좀 있는 지역이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꽤 많은 새들이 보였다.

파랑새로 유명한 것은 메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이야기인데 행복은 먼 데 있지 않다는 얘기고,  우리나라에서는 미실을 사랑했던 사다함의 '청조가'와 녹두장군 전봉준을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전봉준은 어려서 체격은 작은데 다부져서 별명이 녹두였다고 한다. 여기서 녹두꽃은 농민군, 청포장수는 조선민중,  파랑새는 평화나 자유의 대상이 아니라 일본 군대를 상징한다.

11. 9. 4.

기다림을 아는 새

물총새(Kingfisher)

물총새를 옛날에는 '비취새'라고 했으며 우리말은 '쇠새'라 불렀다고 한다. 영어로는 물고기 잡는 솜씨가 워낙 좋아 'Kingfisher'다.

실제로 물고기 사냥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냥 기다리다 쏜살같이 물고기를 낚아 챈다.

물고기를 사냥하면 나무나 바위같은 데 기절시켜 먹는 게 보통인데 이번에 본 녀석은 부리로 흔들어 기절시켜 먹었다.

나뭇가지나 말뚝 같은데 앉아서 물을 응시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사람들이 낙시 할 때 멍하니 물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이슬비 내리는 여름날 이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더욱 고독해 보인다.

11. 8. 8.

제비

요즘은 새와 관련된 한시나 그림을 찾아보는 일이 흥미롭다. 과거 조상들이 가진 새에 대한 생각이나 의미를 찾다 보면 그 시대나 작가의 심경을 유추해 볼 수 있고 새들의 생태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

좀 더 공부해 봐야 하겠지만 새가 나오는 한시나 그림들은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기원,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한탄, 주군에 대한 충심, 자신이 처한 상황 등에 대한 심경을 드러낸다.

생태적 관찰이 아주 구체적인 한시나 그림도 많지만 실재 새들의 생태와는 좀 다른 예도 있다. 작가가 새를 관찰하는 데 한편으로는 치열한 생존의 모습을 인간중심적으로 해석한 경우도 있다.


제비(House Swallow)




다산 정약용    (제비의 하소연) - 본래 제목은 없다.



제비가 강남 갔다 처음 와서는
지지배배 쉼없이 조잘거리네.

말 뜻은 비록 분명찮으나

집 없는 근심을 하소하는 듯.

"느릅나무 홰나무 늙어 구멍 많은데

어째서 거기엔 머물질 않니."

제비가 다시금 조잘대는데

마치 내게 대꾸라도 하는 듯 하다.

"느릅나무 구멍엔 황새가 와서 쪼고

홰나무 구멍엔 뱀이 와 뒤집니다."


다산이 쓴 이 시에서는 백성들을 제비에 비유해서 갈 곳 없거나 수탈을 당하는 백성의 현실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강재항(1689-1756) 의 (현조행)


사는 집 서북편 모서리에다


제비가 그 위에 둥지 틀었네.

기르는 새끼가 다섯 마리라

둥그런 둥지가 가득하구나.

암수가 나란히 돌아 날다가

화답하여 울면서 오르내리네.

고양이가 문가에서 숨어 있다가

몰래 엿봐 멋대로 잡아 죽였지.

수컷이 암컷을 잃고 나서는

외로이 혼자 날며 서러워 했네.

깃털도 부러지고 추레해져서

제 짝 잃고 상심한 사람 같더니,

어느새 새 짝 찾아 함께 살면서

짝이 좋아 혼자서 펄펄 날았네.

그 새끼 갑작스레 죽어 버리니

다섯 마리 발로 차서 모두 던졌지.

입 더듬어 먹은 물건 살펴 봤더니

날카로운 가시가 배에 가득해.

내 마음 이 때문에 구슬퍼져서

한동안 손에 들고 못 놓았다네.

지붕에 불지르고 우물을 덮었다던

옛부터 전하던 말 헛말 아닐세.

하물며 어여쁜 짝과 더불어

새끼의 죽음을 속이려 드니.

이 모두 미물이기 때문일텐데

그때엔 어이해 못 깨달았나.

미물도 오히려 이와 같거니

하물며 사람의 같잖은 꼴이랴.

뒷 사람에게 사죄하노니

경계하여 삼가서 잊지를 말라.


이 고시같은 경우는 제비의 생태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신이 주관적으로 해석한 것 같다.

수컷과 암컷이 새끼 다섯을 키우고 있었는데 고양이가 암컷을 죽이자 수컷이 다른 암컷과 정분이나서 새끼에게 가시를 먹여 죽인 것 처럼 묘사되어 있다.

생태적으로 볼 때 제비는  두 번까지 번식을 할 수 있고 암컷 없이 수컷 혼자 새끼 다섯을 키우긴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새끼들은 성장하더라도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거나 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죽게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을 어미는 본능적으로 안 것이다.

그래서 다른 암컷을 빨리 찾아 번식을 새로 하는 것이 수컷 제비의 입장에선 당연한 본능이다.

비정한 게 아니라  제비의 삶이다.

11. 7. 9.

어치

어치(Jay)

시끄러운 사람을 영어로 'Jay'라고 부른다. 이녀석이 시끄럽긴 하다.

애는 이소한지 한달쯤 됐을까?

가을이 깊어지면 어치가 도토리를 물고 다니는 것을 종종 본다. 먹이를 숨겨 놓는데 먹이를 찾는 성공율은 잘 모르겠다.

11. 7. 4.

초여름의 숲

어느 폐가 딱새(Daurian Redstart) 새끼

간만에 사무실 뒷동산에 올라갔다. 가장 먼저 반기는 건 모기다.

한참 번식을 마친 새끼들은 신기한 듯 세상밖으로 나오고 어미를 따라다니며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배운다. 나무를 타는 게 영 불안하다.

까치 새끼들은 제법 꼬리가 났고, 찌르레기는 아직 몰라볼 정도고 겁에 질린 울음소리를 낸다. 제비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공중비행 연습에 열심이다. 

꾀꼬리 소리를 따라 숲을 헤매다니다 온 몸에 거미줄만 안고 왔다.

11. 6. 18.

개개비비

개개비가 한참 번식을 할 시기이다.


 개개비(Oriental Great Reed Warbler)

요즘 갈대 주변을 가면 개개비 우는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그렇게 죽어라 울어대지도 않고 곤충을 물고 다니는 걸 보면 벌써 육추를 한 놈들도 있는 것 같다. 한참 짝을 찾느라 목청을 세우는 애들도 있다. 짝을 찾는 애들은 하루종일 우는데 목이 안 쉬는게 이상할 정도다.

개개비만큼 다양한 울음소리를 갖고 있는 새도 드물지 싶다. 기본 패턴은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 파생되는 음이 셀 수 없이 많다. 내 생각엔 창작을 하기도 하는 것 같다.

가만히 관찰을 하고 있으면 영역을 알리는 소리와 짝을 찾는 소리가 다르다. 가끔은 짝을 찾는 수컷이 둥지 근처로 오면 서로 다투기도 한다.

우는 패턴을 노트에 적다가 포기했다. 특히한 점은 가끔 '쪼르르르르' 하고 우는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뭔가 특이한 느낌을 갖게한다.

갈대줄기를 아주 잘 타는데 줄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올 때 미끄럼을 탈 때는 탄성이 나온다.

11. 6. 17.

꿩(Ring-necked Pheasant)

산에 가면 가끔 '꿩'하는 소리에 깜짝 놀란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숫놈은 '장끼', 암놈은 '까투리', 어린놈은 '꺼병이'라 불리기도 한다.



주로 땅에서 먹이를 찾는데 익숙해서 그런지 잘 날지 못한다. 몸에 비해서 날개가 작은 편인데 땅에서의 이익을 얻는 대신 날으는 기능을 조금씩 포기한 듯 싶다.

유심히 보면 몸의 색이 너무 화려해서 도대체 몇가지 색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11. 6. 16.

까치의 이소



까치새끼가 이소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나무를 옮겨다니는 게 영 어설프다.

까치를 보면 조금 불쌍한 면이 있다. 까치도 그렇게 성질 좋은 애는 아닌데 버티다가 파랑새, 황조롱이에게 종종 둥지를 빼앗는 경우가 있다.

11. 6. 8.

뻐꾸기

우리동네에는 검은등뻐구기가 먼저 왔다. 몇일 동안 밤새 우는데 잠을 못잘 정도로 울어댔다.

요즘은 조용한 것이 짝을 찾은 모양이다.

그러다 요즘은 뻐꾸기가 울어댄다.





이놈들은 여름새라서 번식지로 오면 짝을 찾을 때까지 울어대고 짝을 찾으면 잘 울지 않는다. 


울 때는 목(명관)을 부풀리는데 볼 만하다.

뻐꾸기는 지구상에 70여종이 있고  뻐꾸기는 탁란하는 종으로 유명하다(모든 종이 탁란을 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머리오목눈이 둥지에 탁란을 많이 한다. 벙어리뻐꾸기는 솔새류에 탁란을 한다고 한다.

탁란하는 걸 보면 참 신비롭기까지 하다. 숙주새의 산란과 부화 시기, 먹이취향, 크기, 알의 색깔 등 아주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는데 경이롭다.

숙주새들도 맨날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데 아마 영원한 승자는 없지 않을까.

11. 5. 31.

오색딱따구리의 번식

요즘은 산새들을 관찰하고 있다. 번식을 하는 시기라서 숲에서 많은 즐거움을 갖는다.


오색딱따구리 암컷 


오색딱따구리 둥지다. 어미와 아비가 번갈아 가며 먹이를 찾아온다.

새끼들은 직접 확인하진 않았는데 소리를 들어보니 세마리정도 되는 것 같다.

먹이를 주는 간격은 아주 규칙적이진 않고 평균 5분에서 10분쯤 걸리는 것 같다. 먹이를 주기 전 주위를 살펴 본 다음 먹이를 준다.

나올 때는 들어갈 때 보다 아주 신속하게 나온다.


 오색딱따구리 수컷

이녀석은 나를 발견했다. 먹이를 물어왔는데도 둥지에 들어가지 않고 주변 나무에서 한 참을 있다. 10분쯤 신경전을 벌였을까?



한참만에 자기 둥지 입구를 찾아갔다. 입구에서도 들어가지 않고 5분쯤 경계를 한다.

그런다음 먹이를 준다. 한참동안 먹이물고 있느라 고생을 좀 했다. 

새가 새끼 키우는 걸 보고 있노라면 새끼에 대한 보호 본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 사람에게 거리를 두던 애들이 이 때만은 아주 용감해진다. 

11. 5. 26.

수리부엉이 죽다


수리부엉이가 죽었다. 올 해 두 마리가 번식을 했는데 감전사 했다. 밤의 제왕인 수리부엉이도 인간만은 어찌 못하는 모양이다.

매년 죽어갔다는데 돈이 아까워 시설보강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다행이 올 해는 한단다.



가능한 빨리 해 달라고는 했는데 더 이상 죽지 않았으면...

11. 5. 25.

찌르레기


  찌르레기(Grey Starling)

우리나라에 오는 찌르레기과는 6종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의 새 도감에는 현재 5종이 소개돼 있다. 저번에 소개한 비단찌르레기(?)는 안 나와있다.

보통 먹이는 땅에서 많이 찾는데 지금은 육추기라 애들이 바쁘다.

참 잘 걷는다.

11. 5. 18.

수리부엉이

















수리부엉이(Eurasian Eagle Owl)

몇년 전 우연히 수리부엉이를 서천에서 본 적이 있다. 잠깐이어서 그 이후 이녀석을 찾으려고 이곳 저곳을 다니기도 했다.

수리부엉이는 겨울에 번식을 하고 포란기간이 다른 새에 비해 길다.

올 겨울에는 몇 군데를 찾아 다녔는데 절벽을 따라 가다 떨어질 뻔 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녀석들은 찾아냈다. 전에 지나가다 생각은 했었는데 주변 여건이 그렇게 좋지 않아 대충 봤던 지역이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

물어보니 그 곳에서 번식까지 했다는데 어미 두 마리만 거리를 두고 있고 이소한 새끼들은 보질 못했다.

11. 5. 14.

곤줄박이



  곤줄박이(Varied Tit)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11. 5. 11.

되지빠귀

















되지빠귀(Grey-backed Thrush), 수컷

학명(Turdus hortulorum)처럼 숲이나 평지, 지면에서 활동하는 걸 좋아한다.

11. 5. 10.

새이름


  노랑할미새(Grey-Wagtail)

왜 할미새라 했는지 이것도 아리송하다. 아마 백할미새의 모습에서 유추한 게 아닐까 한다.

새를 보면 그 종의 이름에 대해 생각해 보고 생활습성을 알아보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름에서 새의 특징과 생태를 잘 나타내는 이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새를 싫어했던 것도 아닐테고 훌륭한 우리말들도 많았을텐데 지금은 자료도 별로 없고 일본에서 가져온 이름들도 많다.

그러나 새이름에 대한 내 생각은 생태적 특성을 알아보는 데 참고하는 그 이상은 것은 아니다.

김춘수의 '꽃'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존재'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을 때 '꽃'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것도 인간의 시각이고 '꽃'이란 이름이 붙혀졌을 때 그것은 더이상 '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톨스토이는  '존재하는 것은 다만 죽은 것 뿐이다'라는 말을 했다. '생명'이란 걸 눈으로 볼 수 없듯이 이름만으로 대상의 존재를 규정하는 건 아직은 와 닿지 않는다.

11. 5. 7.

소쩍새

소쩍새 소리없는 봄, 여름밤을 상상할 수 있을까?

매년 봄 여름밤이면 뒷산에서 울리는 소쩍새, 쏙독새 소리는 사람을 더 외롭게 하는 매력이 있다.

어디에 부딪혔는지 부리가 조금 찢어졌다. 강제로 영양제를 좀 먹이고 하루를 가축병원에서 보내게 했다.

















소쩍새(Eurasian Scops Owl)



















다음날은 좀 쌩쌩한 것 같아서 원래 발견됐던 장소에 놓아주었다. 한참 나를 바라보고 있다가 어치와 실갱이를 좀 하더니 시야에서 사라졌다.

11. 5. 4.

꼬마물떼새(Little Ringed Plover)

다른 물떼새류 처럼 먹이를 보고 쫒아가서 잡기도 하지만 발을 떨어 찾기도 한다.
 
















다리를 떠는 모습

















고개를 살포시 드는데 아마 소리때문인 것 같다.

11. 5. 3.

시난트로프

















인간의 문명과 함께 적응해 가면서 사는 새들이 있다.

까치, 참새, 비둘기, 쥐, 제비, 직박구리 등은 인간 가까이서 생활을 하지만 야생성은 잃지 않는다.

이런 동물들을 '시난트로프'라고 한다.


시난트로프는 synanthrope라 쓰는데 syn은 -와 함께, anthropos는 그리스어로 인류라는 뜻이다.

두 단어가 합쳐져서 '인류와 함께'라는 의미이다.

그러고보면 이들은 공생자를 잘 못 선택했는지도 모르겠다.

11. 5. 1.

노랑눈썹멧새
































노랑눈썹멧새(Yellow-browed Bunting)

새들 중엔 아주 화려한 새도 있고, 꽤재재 보이는 녀석들도 있다. 본디 그런 모습들이 나름대로 주변 환경과 어떤식으로든 의미가 있고 생태습성을 관찰하다보면 그만그만한 이유들이 있다. 또 그런 모습들이 살아가는데 유리하게 작용하는 걸 많이 본다.

반면 아주 화려하지도 꽤재재하지도 않는데 작은 특징하나로 인해 아주 색달라 보이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