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횡성에 갔다가 횡성여성농민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눈에 띄는 문구가 '배워서 남주자'였다.
택리지에 보면 횡성이란 동네가 '형형할 수 없는 기운이 서린 동네'라 표현 했는데 내가 봐도 재미있는 동네인 것 같긴 하다.
나름대로 지역공동체 교육을 어떻게 지역에서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데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듣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서천에 살면서 교육정책에 있어 가장 큰 문제가 대학 하나없는 거라고들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는데, 별 이견들이 없는 듯하다.
어떤 대학이냐에 대한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 직업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대학이 없으니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모두 외지로 간다.
부모들은 외지로 간 학생들을 봉양하기 위해 번 돈의 대부분을 자식 생활비와 대학에 보내는 게 현실이고 등록금도 빠듯한 농촌 출신 대학생의 처참한 생활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얼마 전 '대학은 죽었다'라며 대학을 자퇴한 김예슬이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은 한 개인의 문제는 아니고 우리사회에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거라고 본다.
결국 쌀농사, 밭농사 져서 농촌의 돈을 대도시로 보내는 격이고 가역적 순환은 절대로 이뤄질 수 없는 구조다.
졸업 후 고향에 내려와서 경제활동을 한다면 좀 다른 얘기긴 한데, 그 숫자는 미미한 수준인 것 같고,
또 졸업 후 고향에 내려오면 따가운 시선이란게 자의든 타의든 들게 마련이다.
현재의 대학 시스템이 하루아침에 변할리는 없고 수도권 카르텔을 형성하기 위해 올인하는 현상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교육만 그렇겠는가.
아무튼 전문적인 대학보다는 지역에서 지역민들을 위한 작은 교육기관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인데, 천천히 진행을 해 볼 생각이다.
나를 위해 배우는 게 아니라 남에게 주려고 배우는 그런 교육기관이 우리 지역에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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