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8. 31.

월명산 산행

서면, 비인만


오랫만에 월명산에 올랐다. 몇일 쉬는데 지리산을 가볼까 하다가 갑자기 동네 산이나 한 번씩 올라가 보고 싶은 맘이 생겨 하루에 산 하나씩 올랐다.

월명산에 오르면 무엇보다 매력적인게 서천연안을 전부 살펴 볼 수 있어 좋다. 파노라마로 해안선을 좀 이어봤으면....


장구만, 죽산, 월포, 장항이 보인다


들꿩(Hazel Grouse)

월명산 정상에서 만났다. 왜 애를 들꿩이라 명칭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들에서는 보기 힘든 새다. 한 참 애하고 놀았는데 좀 굼떠 보이고 경계심이 그리 강하지는 않다. 

11. 8. 29.

경제학의 배신

라즈 파텔/ 북돋움

요즘 우리나라에선 '.....의 배신'이란 제목의 책들이 유행인가 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Value of Nothing인데 한국판으로는 ‘경제학의 배신’으로 나왔다.

원제를 번역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의 가치’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경제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가격이 곧 가치라 믿지만 물과 다이아몬드의 역설처럼 가격이 곧 사용가치는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에서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환상을 ‘안톤의 실명’을 비유로 들었는데 이 질병은 두뇌손상으로 시각을 잃고서도 자신을 볼 수 있다고 믿는 희귀한 질병이다. 이는 시장에 집착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시각을 잃었음에도 방향타를 잘 보고 있다는 착각을 꼬집는다.

얼마 전 읽은 ‘긍정의 배신’에서 세계금융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자들이 시장경제의 긍정을 강요함으로써 '긍정'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한 점과 비교해볼 일이다.

많은 사례들을 들며 시장경제에 대한 문제와 대항운동의 필요성과 사례들을 들고 있고 딱딱한 책은 아니라서 읽기 편하다.

11. 8. 22.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부키

사람이 사는데 꼭 긍정적이어야 하는가라는 가끔 한다.

사람이 살면서 일이 안 풀리고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있기 마련인데, 좌절이나 고민을 하는 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인식을 주변뿐만 아니라 내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좌절도 해봐야 희망이 싹트지 않던가

이 책은 사람은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들이 강압적으로 개인에게 강요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암에 걸렸었는데 주변 환자나 의사를 비롯해 사회가 나을 수 있다는 맹목적 긍정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는다. 암환자에게도 슬플 수 있는 권리는 있다.

사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약화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긴 한데 긍정적 감정을 갖는다고 해서 면역력이 강화된다는 증거는 없다.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화가 나면 화를 내는 게 당연한 것인데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런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조차 긍정을 강요당하며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11. 8. 13.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틀런드 러셀/ 사회평론


내게도 뭔가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누구라도 술 한 잔 하고 있어야 편하게 느낄 시절이 있었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뭔가 좀 뒤처지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과 어떻게 저렇게 날마다 저녁에 술 먹으며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신기하기도 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산다는 게 남자여자 할 것 없이 그렇게 녹녹하지 않은 건 확실하다. 매일 일과 술로 하루를 보내는 게 현재 한국사회에서 직장인의 의무가 되어 버렸고 여자라고 해서 가사와 육아에 대한 책임 그리고 경제적 의존 문제는 사회에 대한 장벽을 세우지 않나 싶다.

생각해 보면 우린 지금 너무 많은 노동을 하고 있다. 또 대부분 쓸데없는 걸 소유하기 위해 더욱 강도 높은 노동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그게 자본주의의 작동원리다. 반강제적으로 소비를 위해 노동을 하게 만드는....

저자는 8시간 일하던 것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4시간의 노동으로 생산량이 같아지면 4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려야 하는데 오히려 노동의 강도와 시간이 늘어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이것은 현실이기도 하다.

밤늦게 집에 들어오는 가장.... 그게 행복한 삶일까?

아마도 지금은 경제적으로 자식과 가정을 유지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다가올 지도 모를 불확실성, 불안과 공포, 이런 게 작용하지 않나 싶다.

왜 자꾸 보험사들의 건물은 높이 올라갈까?

그게 아니면 여가에 대한 학습과 경험이 별로 없어 오히려 여가가 불편한 경우도 있을 지 싶다.

뭔가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 한 것, 공포스럽고 부자연스러운 것...

가능하면 게으른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게으른 삶이 일의 능률이나 사람을 삶을 좀 풍족하게 만들지 않을까.

행복이라는 게 상대적이지도 절대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누구나 행복하고 싶지만 결국 개인의 삶과 연관된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게으르게 살자.

11. 8. 9.

갯벌에 그린 카펫을 펼쳐놓은 갯잔디, 우산잔디

갯벌의 만조선근처에 가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것들이 갯잔디와 우산잔디 이다. 바닷바람과 염분이 많은 어촌에서는 잔디를 쉽게 구하기가 힘들었다. 옛 선조들이 살던 어촌도 전통적인 유교방식 매장문화가 성행하면서 산소에 봉분을 만들었는데 바닷가여서 육상에서 자라는 잔디는 잘 견디지 못하고 말라죽는 경우가 발생하여 염분에 강한 갯잔디를 대신 심었는데 잘 자라면서도 염분을 함유하고 있어 주위에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하여 산소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 볼 수 있다. 우산잔디는 모래땅에서 자라는 갈대와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줄기로 뿌리를 내리는 것이 틀린 점이다. 아침에 우산잔디 잎사귀에 맺혀있는 영롱한 이슬방울을 보며 한편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갯잔디: 우산잔디는 모래에서 자라지만 갯잔디는 바닷물이 들어오는 지역에서 무리를 지어 자라며, 육상에서 자라는 잔디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가 땅속에 뿌리를 내려 자란다. 5-6월에 암,수 이삭열매가 맺힌다.

우산잔디: 벼과 여러해살이풀로 바닷가 모래땅에서 주로 분포하며, 꽃 이삭의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고 잔디같이 생겨서 우산잔디라고 한다. 뿌리줄기가 땅위에서 뻗으면서 마디가 뿌리를 내려서 자란다.



11. 8. 8.

서천연안생태문화탐방 신청하세요!

- 가능하면 모두들 참석 바랍니다.


제4회 서천연안 생태문화탐방 신청접수


생명과 문화의 보고, 서천 연안습지를 따라서!


서천의 생태와 역사문화를 체험하는 《제4회 서천연안 생태문화탐방》을 합니다. 서천연안을 걸어보면서 연안습지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을 느끼고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이야기와 서천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주민들께서는 8. 11(목)일까지 사무국으로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최: 푸른서천21 해양습지분과

□ 대상: 일반인, 가족, 학생 등

□ 일시: 8월 18(목) 09:30 - 20(토) 14:00까지(2박3일)

□ 탐방구간: 부사호방조제부터 금강하굿둑

□ 신청마감: 2011. 8. 11(목)까지(전화, 이메일, 팩스)

□ 참가비: 어른 30,000원(10,000원/일) 학생 10,000원


일 정

8. 18(목)


09:30     서천 군민회관 집결

09:30 - 10:00     부사방조제 도착

10:00 - 12:00     부사방조제 → 신합리

12:00 - 13:00     점심식사

13:00 - 14:30     띄섬목 도착

14:30 - 15:00     휴 식

15:00 - 17:00     띄섬 → 선도리

17:00 - 18:00     남당리 행복마을 도착

18:00 - 19:30     저녁식사 및 휴식

19:30 - 21:30     서천역사문화 강의

21:30 - 22:30     교류의 시간

22:30 -              평가 후 취침



8. 19(금)


07:00 - 08:00     기상 및 산책(청절사)

08:00 - 09:00     식 사

09:00 - 09:30     선도리(차량 이동)

09:30 - 12:00     다사리 도착

12:00 - 13:00     점심식사

13:00 - 18:00     도보탐방(장구만-죽산), 갯벌생태교육

18:30      합전마을회관 도착(숙박)

18:30 - 19:30     세면 및 식사

19:30 - 21:00     영화 상영

21:00 - 22:00     뒷풀이 및 취침



8. 20(토)


07:00     기상

07:00 - 08:00     산책

08:00 - 09:00     아침식사

09:00 - 12:00     송림리 - 금강하굿둑

12:00 - 13:00     식사

13:00 - 14:00     마무리(금강환경교육센터)


※ 일정은 소폭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문의: 푸른서천21추진협의회

전화: 041-956-2310 팩스: 041-956-8203 E-mail: scagenda@naver.com

제비

요즘은 새와 관련된 한시나 그림을 찾아보는 일이 흥미롭다. 과거 조상들이 가진 새에 대한 생각이나 의미를 찾다 보면 그 시대나 작가의 심경을 유추해 볼 수 있고 새들의 생태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

좀 더 공부해 봐야 하겠지만 새가 나오는 한시나 그림들은 개인이나 가족에 대한 기원,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한탄, 주군에 대한 충심, 자신이 처한 상황 등에 대한 심경을 드러낸다.

생태적 관찰이 아주 구체적인 한시나 그림도 많지만 실재 새들의 생태와는 좀 다른 예도 있다. 작가가 새를 관찰하는 데 한편으로는 치열한 생존의 모습을 인간중심적으로 해석한 경우도 있다.


제비(House Swallow)




다산 정약용    (제비의 하소연) - 본래 제목은 없다.



제비가 강남 갔다 처음 와서는
지지배배 쉼없이 조잘거리네.

말 뜻은 비록 분명찮으나

집 없는 근심을 하소하는 듯.

"느릅나무 홰나무 늙어 구멍 많은데

어째서 거기엔 머물질 않니."

제비가 다시금 조잘대는데

마치 내게 대꾸라도 하는 듯 하다.

"느릅나무 구멍엔 황새가 와서 쪼고

홰나무 구멍엔 뱀이 와 뒤집니다."


다산이 쓴 이 시에서는 백성들을 제비에 비유해서 갈 곳 없거나 수탈을 당하는 백성의 현실상황을 말하는 것 같다.



강재항(1689-1756) 의 (현조행)


사는 집 서북편 모서리에다


제비가 그 위에 둥지 틀었네.

기르는 새끼가 다섯 마리라

둥그런 둥지가 가득하구나.

암수가 나란히 돌아 날다가

화답하여 울면서 오르내리네.

고양이가 문가에서 숨어 있다가

몰래 엿봐 멋대로 잡아 죽였지.

수컷이 암컷을 잃고 나서는

외로이 혼자 날며 서러워 했네.

깃털도 부러지고 추레해져서

제 짝 잃고 상심한 사람 같더니,

어느새 새 짝 찾아 함께 살면서

짝이 좋아 혼자서 펄펄 날았네.

그 새끼 갑작스레 죽어 버리니

다섯 마리 발로 차서 모두 던졌지.

입 더듬어 먹은 물건 살펴 봤더니

날카로운 가시가 배에 가득해.

내 마음 이 때문에 구슬퍼져서

한동안 손에 들고 못 놓았다네.

지붕에 불지르고 우물을 덮었다던

옛부터 전하던 말 헛말 아닐세.

하물며 어여쁜 짝과 더불어

새끼의 죽음을 속이려 드니.

이 모두 미물이기 때문일텐데

그때엔 어이해 못 깨달았나.

미물도 오히려 이와 같거니

하물며 사람의 같잖은 꼴이랴.

뒷 사람에게 사죄하노니

경계하여 삼가서 잊지를 말라.


이 고시같은 경우는 제비의 생태에 대해 잘 모르고 자신이 주관적으로 해석한 것 같다.

수컷과 암컷이 새끼 다섯을 키우고 있었는데 고양이가 암컷을 죽이자 수컷이 다른 암컷과 정분이나서 새끼에게 가시를 먹여 죽인 것 처럼 묘사되어 있다.

생태적으로 볼 때 제비는  두 번까지 번식을 할 수 있고 암컷 없이 수컷 혼자 새끼 다섯을 키우긴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새끼들은 성장하더라도 이동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하거나 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결국 죽게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을 어미는 본능적으로 안 것이다.

그래서 다른 암컷을 빨리 찾아 번식을 새로 하는 것이 수컷 제비의 입장에선 당연한 본능이다.

비정한 게 아니라  제비의 삶이다.

11. 8. 3.

유부도 모니터링 갑니다!

더운데 잘 들 지내시죠?

유부도 모니터링 갑니다!

일시: 8. 5(금) 오전 8:00

모이는 장소: 조류생태전시관으로 오세요

준비물은 말씀 안드려도 아시죠 ^ ^

11. 8. 1.

김종철/ 21세기북스

고등학교 때 교회를 다녔다. 그때는 교회가 언덕 위에 있었는데 학생들도 꽤 있었다. 무엇보다 그때는 불안한 마음을 놓을 곳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윗집 형은 천주교 신자였는데 성당에 따라 간 적도 있었고 주변에 불교신자는 없어서 절에는 가보지 못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종교 자체를 멀리하게 됐다. 

얼마 전 부터 조그만 교회를 다시 다니기 시작했는데 불량 학생이라 좀 멋쩍다. 옛날부터 언젠가는 교회를 다닐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몇 년 전 교회를 갔다가 식겁해서 다시는 안 나갔었다.

지금 다니는 교회는 화려하지 않고 옛날 처음 다닌 언덕 위 교회처럼 포근한 느낌이 있어서 좋긴 하다. 평균연령도 아마 60세쯤 되는 것 같고 시골양반들이라서 그런지 거부감이 덜하다. 다시 교회를 다니더라도 큰 교회는 안 가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예수천당, 불신지옥’하면 또 다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신부님이든 목사님이든, 스님이든 종교인을 종종 만날 때 종교적으로 배타적 편견을 갖지는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종교든 일생을 살아가면서 있는 게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문제는 어떤 종교를 믿든 종교가 가진 본연의 가치들을 망각하는 데서 거부감을 갖게 되는 게 문제다.

하긴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역사라는 게 종교전쟁의 역사다. 특히 기독교와 이슬람은 종교가 만들어진 이래 지금까지 싸우고 있지 않은가.

신께서 내려다 보면 참 웃지도 못할 일이다.

내 기본적인 생각은 종교라는 게 권력과 돈에 친해지기 시작하면 그 종교는 타락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사랑, 자비, 인, 도라는 성질 자체가 권력, 돈과는 먼 성질의 것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종교역사의 흐름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썼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 개신교, 유교, 도교, 동학, 천도교, 해방신학까지 종교역사의 과정과 우리나라에 들어 온 과정을 풀었는데 그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