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21세기북스
고등학교 때 교회를 다녔다. 그때는 교회가 언덕 위에 있었는데 학생들도 꽤 있었다. 무엇보다 그때는 불안한 마음을 놓을 곳이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윗집 형은 천주교 신자였는데 성당에 따라 간 적도 있었고 주변에 불교신자는 없어서 절에는 가보지 못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종교 자체를 멀리하게 됐다.
얼마 전 부터 조그만 교회를 다시 다니기 시작했는데 불량 학생이라 좀 멋쩍다. 옛날부터 언젠가는 교회를 다닐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몇 년 전 교회를 갔다가 식겁해서 다시는 안 나갔었다.
지금 다니는 교회는 화려하지 않고 옛날 처음 다닌 언덕 위 교회처럼 포근한 느낌이 있어서 좋긴 하다. 평균연령도 아마 60세쯤 되는 것 같고 시골양반들이라서 그런지 거부감이 덜하다. 다시 교회를 다니더라도 큰 교회는 안 가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예수천당, 불신지옥’하면 또 다니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신부님이든 목사님이든, 스님이든 종교인을 종종 만날 때 종교적으로 배타적 편견을 갖지는 않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종교든 일생을 살아가면서 있는 게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문제는 어떤 종교를 믿든 종교가 가진 본연의 가치들을 망각하는 데서 거부감을 갖게 되는 게 문제다.
하긴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역사라는 게 종교전쟁의 역사다. 특히 기독교와 이슬람은 종교가 만들어진 이래 지금까지 싸우고 있지 않은가.
신께서 내려다 보면 참 웃지도 못할 일이다.
내 기본적인 생각은 종교라는 게 권력과 돈에 친해지기 시작하면 그 종교는 타락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사랑, 자비, 인, 도라는 성질 자체가 권력, 돈과는 먼 성질의 것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 종교역사의 흐름에 관한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썼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 개신교, 유교, 도교, 동학, 천도교, 해방신학까지 종교역사의 과정과 우리나라에 들어 온 과정을 풀었는데 그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