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3. 31.

까마귀의 마음

까마귀의 마음/베른트 하인리히

하인리히가 쓴 '동물들의 겨울나기'를 참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이책 역시 실제 자연에서 관찰한 사실을 토대로 도래까마귀의 생태와 행동을 기술한다.

책이 좀 두껍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도래까마귀의 세세한 행동들을 관찰하고 실험하는데 나름 그 상황을 상상해야 했다.

실험방법에 좀 의문이되는 부분도 없지않아 있지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도래까마귀의 행동을 하나하나 관찰하면서 본능과 학습, 인식과 의식, 생태학적 공생관계 등 에 대해 많은 사설을 세우고 고민한다.

새가 의식이 있는가? 감정은 있는가?

저자는 도래까마귀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그 복잡하고 다양한 행동들이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것인지, 미리 아는 것인지, 학습을 통해서인지 솔직히 모른다고 대답한다.

자의적으로 이해한 바로는 수년간 도래까마귀의 복잡한 행동들을 관찰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해 온 의식이나 통찰력은 있다고 믿는다.
수많은 철학자들이 인간의 의식에 대해 연구를 하지만 결국 우리는 아는 바가 없다라고 결론내린 것처럼 인간의 시각으로 자연을 이해하긴 어렵지 않나 생각이 든다. 

인간세계가 아닌 도래까마귀의 세계와 고뇌를 접할 수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한 것 처럼 독고다이식 시각을 갖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 

11. 3. 29.

꿈의 대화


진박새(Coal Tit) 

이 노래가 생각난다!

땅거미 내려앉아 어두운 거리에
가만히 너에게 나의꿈 들려주네
에헤헤 에헤헤 에헤헤 에헤헤이

너의 마음 나를주고
나의 그것 너 받으니
우리의 세상을 둘이서 만들자
아침엔 꽃이 피고
밤엔 눈이온다
들판에 산위에 따뜻한 꽃눈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석양이 질때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덕에 올라
나즈막히 소리맞춰 노랠 부르자
작은손 마주잡고 지는해 바라보자
에헤헤 에헤헤 에헤헤이

조용한 호숫가에 아무도 없는곳에
우리의 나무집을 둘이서 짓는다
흰눈이 온세상을 깨끗이 덮으면
작은불 피워놓고 사랑을 하리라
내가제일 좋아하는 별들이 불밝히면
내가제일 좋아하는 창가에 마주앉아
따듯히 서로에 빈곳을 채우리
내눈에 반짝이는 별빛을 헤리라

외로움이 없단다 우리들에 꿈속엔
서러움도 없어라 너와나의 눈빛엔
마음깊은곳에서 우리 함께 나누자
너와나만에 꿈의 대화를..
에헤헤 헤헤 에헤헤헤헤 에헤헤헤에 

하늘색 날개를 가진 까치



천방산 물까치(Azure-winged Magpie)

천방산에 갔다가 한참 물까치만 보고 왔다. 내가 본 물까치는 성격이 호전적이고 군집생활을 한다. 보통 10-20마리 정도가 보통인 것 같다.

호전적으로 보인다는 건 좀 연구해 볼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원래 뭉치면 용감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혼자 있을 때를 가정해 봐야 한다.

천방산 등고리쪽에도 20마리 정도가 항상 진을 치고 있다.

한참 앉아서 오늘은 몇가지 소리나 내는지 세어봤는데..

곽곽곽곽

과악 과악 과악

과악~

곽곽곽곽   곽곽곽곽

과악~ 곽곽곽

과악~ 곽곽곽, 곽곽곽곽

과악~, 과악~

곽, 과악~

몇 가지 소리를 내는지 궁금하긴 하다. 같은 소리는 자주 내기도 한다.

보통 집단생활을 하는 종들은 머리가 좋고 다른 종들보다 의사소통의 방법이 많다는게 지금까지의 학설이다.

물까치의 경우 짧게 곽곽곽곽 거리는 건 경계음이 확실한 것 같은데 나머지는 또다른 경계음이 있는지, 먹이를 알리는 건지, 이동하자는 얘긴지, 자신감을 나타내는 건지 등등 알 수가 없다.

가능한 건 행동을 수년 간 지켜보고 가설을 세워서 증명하는 수 밖에...



우리집 물까치

우리집에도 20마리 정도가 항상 무리를 이루며 산다. 집 옆에 두엄이 있는데 아침마다 두엄을 뒤진다.

그런데 이상한 건 다른동네에 가서 물까치를 보면 경계음을 자주 내는데 우리집 물까치는 내가 나가도 별로 도망가지 않고 경계음을 잘 내지 않는다.

나를 인식하고 있을까....

하긴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얘기가 근거가 있는 얘기다. 동네에 낯선 사람이 오면 까치는 자기 나와바리에 침입한 자에게 경계음을 내기 때문이다. 

유부도 염전에서..

이틀간 유부도에  들어갔다. 전 날은 날씨가 괜찮았는데 다음날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큰뒷부리도요 일부가 벌써 유부도에 도착했다. 3월 중순경 뉴질랜드에서 이동을 시작했다고 하던데 빨리도 왔다. 130여개체 정도 된다.

알락꼬리마도요는 개체수가 엄청나다. 거의 3천가까이 되는 것 같다. 서박사 일행은 배를 타고 뻘흙을 건지러 갔고 나는 유부도를 둘러봤다.

사진찍는 일행 한 무리가 보이는데 가족인것 같다. 하는 행동으로 봐서 찍기놀이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느낌이다. 왠지 서툴고 말도 많고 어디로 갈지 헤맨다.

저렇게 사진만 찍어대서 뭐 하려고하지...

폐염전에서 알락꼬리마도요가 움직이고 있어 주택가와 붙은 염전쪽으로 이동을 했는데 갈대와 제방사이에 수로가 북쪽 끝까지 이어져 있는 걸 몰라 갈대밭에서 한참을 헤맸다. 이날 헤매기는 나도 마찬가지다.

갈대숲을 헤매다 뭐가 후드득해서 감짝 놀랐는데 쇠부엉이가 놀라서 염전 제방쪽으로 날아간다.

이렇게 아까울수가.... 

작년에 소죽도 염전에서 봤는데, 몇년째 이녀석과 정식으로 대면을 못했다.

이날 물때는 16:17분 692였는데 물이 차오르자 염전에 모였던 알락꼬리마도요 무리가 공중비행을 하기 시작한다.

바닷물이 차는 염전은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만조가 되자 앉지를 못하고 계속해서 염전 위를 돌면서 비행하기 시작한다. 만조 높이가 7m근방에 가면 검은머리물때새, 마도요류가 물빠지기 시작할 때까지 한참 고생을 한다.


11. 3. 22.

희리산

산새들과의 신경전은 대부분 내가 패하지만 나름 재미가 있다.


박새(Great Tit)

오목눈이(Longtailed Tit)

11. 3. 15.

베로니카

  큰개불알꽃

사무실 옆에 벌써 풀꽃 하나가 봄을 알려 왔다.

열매가 개불알 같아서 재밌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학명은 Veronica persia인데 베로니카는 성경에 나오는 여인 이름이라고 한다.

예수가 십자가를 메고 형장으로 갈때 베로니카라는 여인네가 예수님의 땀을 닦자 손수건에 예수님의 얼굴이 비쳤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을 자세히 보면 사람얼굴 비슷한 형상이 보인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유부도 갑니다!

3.20(일) 유부도 조사 갑니다.

가실 분은 연락바랍니다.

11. 3. 14.

永眠하소서!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장례식장을 다녀와서 잠을 청하는데도 함께 했던 시간이 머리속에 자꾸 아른거리고 애잔한 마음에 떨린다.

아침부터 함께 일했던 사진들을 찾아봤는데 참 많기도 하다.

기억나고...

죄송하고.....

그리울 것 같다.

그동안 참 행복했습니다!

요즘 이상하다!

11. 3. 7.

가창오리

올 해는 번식지로 가는 시기가 좀 늦다. 아마 올 겨울 날씨가 추워서인듯 하다.

가창오리의 이동경로가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다. 영명으로는 Bikal Teal인데 사실 바이칼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내려오는 과정도 어떻게 해서 모이는지도 잘 모른다.

그 역과정도 마찬가지다. 어디서 어떻게 해어져 번식지로 가는지도 알려진 게 없다.

그래서 신비로운가...

이날은 평소보다 군무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먼 길을 떠나야 하는 시기라서 나는 연습과 의사소통을 나름대로 하는 것 같다.  

아무튼 힘든 겨울 잘 버텨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