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2. 1.

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

스티븐 로우즈, 리처드 르원틴/한울

요즘은 전에 읽었던 책들을 들여다 보고 있다. 기억력이 바닥이라 얼마전에 읽은 것도 몇일 지나면 아리송하다.

이 책은 지금 세번째 읽었는데 처음은 뭔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됐다. 처음 읽을 때는 내용 중에 여러인물들을 그려 넣었는데 누군지도 잘 모르겠고 대충 봤다.

지금도 자세한 의미를 이해한 건 아니고 몇년이 지나니 '흐름'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다.

과거 중세 신중심사관에서 르네상스(인간중심)시대를 거쳐 브루주아와 산업혁명의 시대를 만나게 되는데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은 역사의 큰 획을 긋게 된다. 이후 1950년대 DNA 염기서열을 발견한 왓슨, 크릭을 시대를 계기로 진화생물학의 급격한 성장과 토대를 다지게 된다.

그 사이에 슈뢰딩거와 같은 훌륭한 물리학자(개인적으로는...)가 있긴 한데 '생명이란 무었인가'로 다윈의 진화론에 한계와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계기를 이후 과학자들에게 영향을 준 걸로 알고 있다. 요즘에 이 양반에게 푹 빠져 있다.

'유기체는 음의 엔트로피를 먹는다', '질서로부터의 질서', '무질서로부터의 질서', 이 말에 뻑 갔다.

다윈 이론의 핵심은 돌연변이와 자연선택, 적응, 그리고 후세유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윈은 그런 생각이 없었더라도 이후에 유전학적 특성을 인간사회에 적용시키면서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진화론을 잘못 받아들이면서 나타난 폐해가 많긴 한데 백인우월주의나 인종차별, IQ의 유전적 특권, 민족사회주의로는 나치즘이나 파시즘 같은 것들을 쉽게 역사에서 볼 수 있다.

동아시아에 미친 사회적 영향을 보자면 박노자가 쓴 '우승열패의 신화'에서 사회진화론자로 영국의 스펜서, 중국의 량치차오(나중에는 정신차렸다는 얘기도...), 일본의 가토 히로유키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서 퍼져 나갔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근대에 들어 유교가 쇠퇴하면서 개화기 때 '신지식인'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동인, 김홍집, 김옥균, 박영효, 유길준, 윤치호, 서재필 같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지식인들이 사회진화론에 빠질수 밖에 없는 게 유렵제국주의가 동아시아에 미쳤던 막강한 영향력을 보면서 닫혀있었던 동아시의 부흥을 위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를 극복한 사람이 만해 한용운같은 분이다.

과학자들이 가장 잘 빠질 수 밖에 없는 게 '환원주의'다. 통섭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생물학, 유전학, 동물행동학 등 많은 과학자들이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같은 경우 지금은 좀 달라진 것 같은데 통섭을 얘기하면서 결과적으로는 환원주의로 귀화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제일 싫어하고 빠지지 않으려고 하는 게 환원주의다.

이 책은 다윈의 유명한 후세들(과학적 자식들)은 대단히 많은데 그 중에 특히 에드워드 윌슨에 대해 실랄하게 비판한다. 사회생물학의 원조 하면 에드워드 윌슨이라 할 수 있는데 이를 비롯해 사회생물학자에 대해까지 실랄하게 비판한다.

조류를 연구하는 생물학자들을 보면 많은 경우가 '진화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 보면 생물학자들이 환원주의 과학으로 빠지는 경우를 본다.

생물체라는 게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인지, 환경에 의해 변화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인지....

'보이는 것만 믿으려고 하는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는 사람'들과의 싸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밖에 없지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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