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 글 입니다..
1. "SK의 제4섹터 실험"
- 유병선 경향신문 논설위원/<보보노혁명> 저자
사회조직을 구분할 때 3개의 섹터로 나누는 게 통례였다. 공공성을 대표하는 정부·지방자치단체를 제1섹터,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을 제2섹터, 비정부단체(NGO)나 비영리 조직 등 기타 영역을 제3섹터라고 한다.
그런데 ‘돈도 벌고 세상도 구한다’는 사회적 기업처럼 새롭고 혼합적인 흐름이 빠르게 세를 넓혀가고 있다. 서로 견제하고 긴장했던 3개 섹터가 협력과 경쟁의 관계로 수렴되는 추세다. 이처럼 공익과 사익을 사회적으로 통합하는 배려의 패러다임을 ‘제4섹터’라고 일컫는다.
지난해 7월 서울 용산구청은 사회복지법인 용산상희원과 6억원씩 투자해 비영리형 사회적기업 ‘더 좋은 세상’을 만들었다. 구청이 지원하고 복지법인이 운영을 맡는 제1·3섹터 혼합형으로, 지자체가 사회적기업에 뛰어들기론 국내 처음이다. ‘더 좋은 세상’은 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통해 번 수익금 전액을 저소득층 복지에 쓴다. 취약계층에게 70여개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재활용률을 높이면서 착하게 번 돈으로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방식이다. 올해부터는 청소대행으로 업무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경북 포항에 ‘포스코 에코하우징’이란 영리형 사회적기업을 세웠다. 올 4월 공장 문을 열 이 회사는 스틸하우스도 짓고 건축 자재도 만들어 팔 계획이다. 포스코는 기존의 비영리형과 구분해 이 회사를 ‘자립형 사회적기업’이라고 이름 붙였지만, ‘영리 대기업이 전액 출자한 국내 최초의 주식회사형 사회적기업’이라고 하는 게 옳겠다.
이는 제2섹터와 제4섹터가 한 지붕 아래로 합친 국내 첫 사례다. 이 회사는 <사회적 기업육성법>에 따라 이윤의 3분의 2를 지역사회에 재투자하고 30% 이상 취약계층을 고용하게 된다.
SK그룹은 기존의 3개 섹터를 아우르는 제4섹터 실험에 나섰다. 내년까지 사회적기업에 500억원을 지원키로 한 SK는 엊그제 첫 사업으로 서울시 및 NGO와 손잡고 맞벌이가정 자녀의 방과후학교를 지원하는 재단법인 ‘행복한 학교’를 창립했다. 기업이 돈을 대고, 지자체가 행정을 지원하고, NGO가 실무를 맡는 방식이다. 그간 따로 놀던 섹터들이 힘을 합치고 저마다의 장기를 살려 보육, 사교육, 여성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국내에도 제4섹터 실험의 막이 오르고 있다. 그 다양한 변주가 기대된다.
※ 제4 섹터
제4섹터란 1섹터인 정부, 2섹터인 민간기업, 3섹터인 비정부 비영리 단체를 넘어 이윤과 공공선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공공성의 재구성’이란 커다란 틀에서 새로운 진화를 하는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등을 하나의 섹터로 분류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사회학자들은 시장에서 경쟁하며 수익을 벌어들이고 공익을 위해 수익을 쓰는 새로운 유형의 기업과 이를 지원하는 정부, 연구기관, 민간기관 모두 제4섹터에 포함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농업경제학자들은 농업법인 등 1차 산업분야에서 식품가공, 유통분야를 소유하는 새로운 경제단위 형태, 농업 부가가치를 2·3차 산업을 통해 농업분야로 다시 분배시키는 새로운 영역에 주목하고 있다. 농업분야가 농산물가공, 유통 등 2·3차 산업을 소유하는 데는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자금과 세제, 경영 등과 관련된 사회적 지원체제 를 제4섹터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2030년이면 기업의 절반 이상이 사회적 기업"
재정지원 서비스은행과 창투사 같은 사회적 기업 먼저 만들어야
- 박영숙 (사)나봄문화 상임이사/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2030년이 되면 기업의 절반 이상은 사회적 기업이 된다고 한다. 미래세대 즉 Y세대는 물건을 살 때에도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좋은 일도 함께 하려 한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공헌이 목적인 비즈니스 모델 즉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로 수익금의 대부분을 사회에 되돌리는 기업을 말한다. 정부, 자선단체, 그 다음이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 or social firms), 그리고 사회적 공헌기업(socially responsible businesses), 마지막이 민간기업 순이다.
사회적 기업은 이익을 사회를 위해 쓰며, 환경보호 등 인류에 공헌하는 즉 의미 있는 목적사업을 위해 쓴다. 실업자들을 고용하거나 장애자를 고용하며 일반 민간 기업이 이익이 별로 없어 손을 대지 않는 분야에 손을 댄다. 자선단체들이 기부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인류의 행복이나 복지를 위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지며 미래 사회사업가들이 다양한 장애물을 뛰어넘으면서 좀 더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보려 한다.
현재 많은 단체들이 사회적 공헌이나 빈곤퇴치, 실업자 구제, 환경보존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동기유발이 되고 스스로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하는 용기 있는 사회사업가들이 만든다.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정부나 기업이 풀지 못한 일, 즉 틈새시장에서 종래 사회공헌기업이나 기부기업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서 한다.
사회적 기업연합(The Social Enterprise Alliance-(SEA)은 미국에서 만들어져서 주로 미국과 캐나다 사회적 기업을 연합한 단체로 사회적 혜택, 환경보호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비영리단체, 페어 트레이드 (fair trade), 디지털 통합 (digital inclusion), 마이크로 파이낸스(micro-finance) 등 수많은 단체가 모이는데 이들은 이미 매년 사회적 기업 정상회의도 갖는다.
시작은 로버츠 기업개발기금 REDF(the Roberts Enterprise Development Fund http://www.redf.org/)에서 시작되었다. 사회적 기업의 메카는 샌프란시스코다. 현재 전화로 운영하는 회사, 신용카드로 돈을 받고 제품의 장거리 택배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그레이스톤 베이커리(Greyston Bakery)’도 유명하며 ‘집짓는 사람들’도 뉴욕에서 유명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루비콘 프로그램 (Rubicon Programs)’, 온타리오는 ‘키즈링크(Kidslink), ´커뮤니티 부자 벤처´라는 사회적 기업도 있다.
인도에서는 NGO들이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을 하는데, 인도의 사회적 기업 등록법은 1860년대에 나왔고, 1956년에 이미 1백만~2백만 개의 NGO가 등록되었다. ‘템플’이나 ‘모스크’, ‘구루드와라 협회(Gurudwara associations)’등이 있다. 커뮤니티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회사들이 많고, ‘아동권리와 당신(Child Rights and You)’, ‘청년연맹(Youth United)’등이 유명하다. 사회적 기업은 기계화 자동화 센서 컴퓨터 로봇 아바타 등이 뺏어가는 인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고육책이다.
유럽에서는 ‘EMES’ 등이 있는데, 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목적, 시민사회가 주관하는 기업, 자본가가 주인이 아닌 사업, 시민참여로 이뤄지는 사업, 이익을 사회에 나누는 기업, 도덕적 기업으로 정의된다. 가장 유명한 것은 페어 트레이드이다. 체코공화국에서는 2008년에 사회적 기업을 정의하였다.
핀란드는 2004년에 사회적 기업 법을 통과시켜 등록을 하게하였고, 기업의 30% 이상은 장애인이나 실업자를 고용할 것을 의무화하였다. 2007년 3월에 91개 기업이 등록하였고 가장 큰 사회적 기업은 50명 정도를 고용한다. 이태리는 2005년에 사회적 기업법을 통과시켜 정부가 시행령으로 설립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사회적 기업은 영국에서 가장 발달하였다. 영국에서 사회기업(social firm)은 프리어 스프레클리 (Freer Spreckley)가 1979년에 처음 만들었다. 1981년에 비치우드 칼리지에서 ‘사회적 기업 감사-협업회사의 운영(Social Audit&8211A Management Tool for Co-operative Working)’을 출판하였고 이때 사회적인 회계감사라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은 사회감사를 받는 기업을 말한다. 그 후 스프레클리와 클리프 사우스콤(Cliff Southcombe)이 첫 전문가 사회적 기업 파트너십사를 같은 해 1997년에 세워 사회적 기업을 돕기 시작하였다. ‘사회적기업 런던’은 제3의 물결이 유행하던 시기인 같은 해 1997년에 창설되었고, 영국 사회적기업 연합은 2002년에 만들어졌다.
다양한 목소리를 한 목소리로 통합한 사람은 글레니스 손톤 남작이며, 1998년에는 폽텔, 컴퓨터크래프트사, 칼버츠 프레스, 아트존 등이 만들어졌다. 또 2000년 영국의 자원봉사협의회(The National Council for Voluntary Organisations (NCVO)가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지속가능 자본지원 프로젝트(Sustainable Funding Project)’를 만들어 지원하고 있다.
그후 ‘미래빌더’, ‘센트리카’, ‘채리티은행’ 등에서 자본금을 지원받게 되면서 급격하게 사회적 기업이 많이 만들어졌다. 2002년에 영국정부는 사회적 기업 전략국, 사회적 기업 부서를 만들어서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하게 되고 2003년부터는 영국의 무역산업부에서 직접 지원하기도 한다.
사회적 기업이란 정부가 보지 못하는 글로벌 현상에 대한 대안 마련을 위해 기업공헌과 사회운동을 합한 것이다. 영국에는 현재 46개의 사회적 기업 네트워크가 있고, 5만 5000개의 사회적 기업이 연간 270억 파운드 매출액을 올린다. 기업의 5%, NGO 수입의 25%가 사회적 기업을 통해서 예산을 확보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사회적 기업이 손을 뻗치는 분야로는 보건, 복지, 주택, 아동보육, 교통, 식품, 농산물, 환경서비스, 레저 분야다. 전문적인 분야는 법률서비스, 헬스케어, 고령인구, 창투사, 세금전문가, 구매전문가, 기업으로부터 지원 전문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목적은 사회정의 실현, 고용창출, 재활용 활성화, 환경보전, 건강하고 행복한 삶 등이다.
미래사회에 모든 NGO는 사회적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10인 이하 기업이 유럽에서는 이미 90%이며, 1인 기업으로 변하고 있어 기업으로부터의 기부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존의 몸부림이다.
정부의 힘도 쇠진, 공무원 일자리도 점차 아웃소싱되면서 제4섹터로 이전하기 때문에, 정부도 줄고 민간기업도 줄고 NGO도 줄면서 사회적 기업이 최대 인구를 보유하는 제4의 권력이 된다고 <텔어스연구소>가 발표한바 있다.
한국에서도 사회적 기업을 만드려는 NGO들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한국에서는 아직도 재정지원 서비스를 하는 은행이나 창투사 같은 사회적인 기업이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렇게 재정지원을 해주는 사회적 기업이 가장 먼저 만들어져야한다.
재정지원 없이 기업이 만들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노동부도 인력지원 뿐이 아닌 재정지원을 해주는 서비스를 빨리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청년실업 일자리 창출에서 사회적 기업이 대안이다. 고기를 주기보다는 낚시대를 주는 전법이기 때문이다.
3. 동아닷컴(인터넷방송) - "청년들 사회적 기업으로 뛴다"
(박제균 앵커)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게 아니라 당신과 함께 일하기 위해 빵을 판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미국의 사회적 기업 루비콘사의 모토입니다. 최근 이윤이 아닌, 사회적 공익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적 기업을 세우는 젊은이도 늘었다고 합니다. 영상뉴스팀 구가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구 기자, 사실 사회적 기업이란 말은 아직 좀 낯선데요.
(구가인 기자) 네, 사회적 기업은 환경오염이나 빈곤 같은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기업입니다. 기업과 민간기구 사이에 있어 제4섹터라고도 불리는데요. 최근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화면 속 악기는 폐품으로 만들었습니다. 국내 1호 사회적 기업 노리단은 재활용 악기로 공연을 하고, 저소득층 대상 예술교육 활동을 벌입니다. 60여명 직원 대부분이 20, 30대일만큼 젊은 기업입니다. 최근에는 직접 사회적 기업을 세우는 20대도 생겼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네 명이 운영하는 '터치 포 굿'은 버려진 폐현수막으로 가방을 만듭니다. 수익의 일부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합니다.
(인터뷰) 박미현 대표 / 터치포굿
"사회문제에 재미있게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어요."
(구) 의료 사회적 기업 '프리메드'는 의대생을 비롯한 대학생들이 운영합니다. 이들은 빈곤층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하는데요. 프리메드 버스를 통한 광고수익과 자체 제작한 티셔츠 판매 수익으로 운영비를 마련합니다.
(박 앵커) 그런데 언뜻 보면 봉사활동 같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더라도 기업을 유지하려면 사업수익을 늘려야 할 텐데요.
(구) 네, 사회적 가치와 수익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사회적 기업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을 새로운 성공 모델로 보고 뛰어든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오르그 닷'은 지난 3월 문을 연 사회적 기업입니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 등에 몸담았던 20대와 30대 초반 젊은이들이 뜻을 모아 세웠는데요. 친환경 디자인 소품, 공정무역 제품과 같이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상품을 유통, 서비스합니다. 한지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입고 피로연에 이주노동자가 만든 친환경 음식을 제공하는 이 회사의 에코웨딩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진화 대표 / 오르그 닷
"특히나 경제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두 가지 가치를 추구하는 소셜 벤처라는 시도가 우리사회도 보편화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그길을 개척하고 싶은 마음에…"
(김 앵커) 외국은 어떤가요? 우리보다 사회적기업이 일찍 생긴 것으로 아는데요.
(구) 네, 유럽은 1970년대 이미 사회적 기업 모델이 부각됐습니다. 미국에는 현재 200만 개의 사회적 기업이 있고, 일본에서도 실업문제와 함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올해 서른 두 살인 쿠도 케이는 일본의 사회적 기업 소다테아게 넷의 대표입니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의 자립을 돕는 그의 회사는 2001년 설립돼 현재 매년 2억 엔의 수익을 창출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인터뷰) 쿠도 케이 대표 / 소다테아게넷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사이에서 삶의 방식과 일하는 방식의 하나로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는 데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박 앵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늘었다고 하죠?
(구) 네, 정부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소외계층에게 복지를 제공 할뿐 아니라 일자리 나눔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07년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제정돼 일부 사회적 기업이 정부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은 2년간 계속 증가해 현재 244개에 이릅니다.
(인터뷰) 이은애 사무국장 / 함께 일하는 재단
"국가 규정에만 맞는 대상자와 영역을 제한하지 말고, 정말 다양성과 혁신성에 기반해서 여러 가지 창의적 시도들이 나올 수 있도록 오히려 환경 자체, 국민적 의식이 만들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 전문가들은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확대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대안적 기업 모델로 정착하기 위해 전문 경영인 양성을 포함한 제도적 지원과 사회적 기업에 대한 민간투자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 앵커) 네, 구 기자 수고했습니다.